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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배터리 경쟁의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 아시아가 주목받는 이유

by globalbtc 2026. 8. 17.

배터리 생애 주기
배터리 생애 주기

전기자동차, 전기자전거, 전동공구, 에너지저장장치까지 우리 주변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터리로 움직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을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배터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등 다양한 원료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광물을 어디에서 채굴하고, 어떤 전기를 사용해 정제하며, 어느 나라에서 배터리 소재로 가공하는지에 따라 최종 배터리의 환경 부담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래서 배터리 업계에서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어떻게 만들어진 배터리인가'가 중요해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친환경 배터리 공급망에서 아시아가 중요한 이유와 앞으로 배터리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배터리가 친환경이라고 무조건 말할 수 없는 이유

전기자동차는 주행할 때 자동차 자체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광물을 채굴해야 합니다.

그리고 채굴한 광석에서 필요한 금속을 추출하고 정제한 뒤 양극재와 음극재 같은 배터리 소재로 가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많은 전기와 열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만약 이런 에너지 대부분을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얻는다면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배터리 산업에서는 완제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채굴 → 정제 → 소재 생산 → 셀 제조 → 사용 → 재사용 → 재활용

이라는 전체 생애주기를 함께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왜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서 아시아가 중요할까?

현재 세계 배터리 산업을 이해하려면 아시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광물을 보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배터리 생산에는 광물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정제와 가공 과정이 필요합니다.

Reuters는 2026년 8월 분석에서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가 주요 에너지 전환 광물의 정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방 국가들도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광산과 정제시설에 투자하고 있지만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고 실제 생산 단계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면 아시아에는 이미 대규모 가공 인프라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새로운 관점이 등장합니다.

아시아를 공급망에서 제외하는 것보다 기존 아시아 생산시설을 더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이 단기간에 더 큰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니켈이 중요한 이유

니켈은 일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원료입니다.

특히 NCM이나 NCA 계열 배터리에서는 중요한 소재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도네시아는 니켈 생산과 가공 분야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문제는 니켈을 생산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어떤 에너지로 니켈을 정제하느냐도 중요합니다.

Reuters가 지적한 대표적인 문제도 이 부분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빠르게 성장한 니켈 가공 산업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석탄발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결국 같은 니켈을 사용하더라도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배터리의 '출신 이력'까지 중요해진다

지금까지 소비자가 배터리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용량이 얼마나 큰지, 출력이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어느 제조사의 셀을 사용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배터리 원료와 생산 과정의 추적성입니다.

어떤 광물이 사용됐는지, 어느 지역에서 가공됐는지, 재활용 원료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도화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가 유럽연합(EU)입니다.


2027년부터 등장하는 '배터리 여권'

EU의 새로운 배터리 규정에서 특히 관심 있게 볼 부분이 Battery Passport, 즉 배터리 여권입니다.

2027년 2월 18일부터 EU 시장에 출시되는 일정 범주의 배터리에는 전자적인 배터리 기록이 요구됩니다.

대상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뿐 아니라 일정한 산업용 배터리와 전기자전거·전동스쿠터 같은 경량 이동수단(LMT)에 사용되는 배터리도 포함됩니다.

배터리 여권에는 대상과 접근 권한에 따라 배터리 식별정보와 기술적 특성, 제조 관련 정보, 성능 및 내구성 정보, 수리·재사용·재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앞으로 배터리에도 일종의 디지털 이력서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재활용 원료 사용도 점점 중요해진다

배터리를 계속 생산하려면 엄청난 양의 새로운 광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용이 끝난 배터리 안에도 리튬과 니켈, 코발트, 구리 등 다시 사용할 가치가 있는 자원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폐배터리를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으로 바라보는 순환경제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U 배터리 규정은 이러한 방향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031년 8월 18일부터 적용되는 일정한 산업용·전기자동차·SLI 배터리의 재활용 원료 최소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료최소 재활용 원료 비율

코발트 16%
85%
리튬 6%
니켈 6%

이것은 앞으로 배터리 업체가 단순히 좋은 신품 원료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사용한 배터리에서 원료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까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폐배터리의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

예전에는 수명이 끝난 배터리를 폐기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전기자동차와 전기자전거, 전동공구, ESS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폐배터리 발생량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배터리에서 가치 있는 금속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면 새로운 광산에서 모든 원료를 채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EU는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목표를 2027년 말 50%, 2031년 말 80%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코발트·구리·납·니켈의 회수 목표는 2027년 말 90%, 2031년 말에는 95%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배터리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에서

제조 → 사용 → 회수 → 재사용 → 재활용 → 새로운 배터리 제조

형태의 순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배터리 리필과 재사용도 같은 흐름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형 배터리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전동공구나 전기자전거, 무선청소기 등의 배터리는 내부 셀의 성능이 떨어졌다고 해서 케이스와 모든 부품이 반드시 동시에 수명을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태에 따라 정상적인 부품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배터리가 수리나 재사용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케이스가 심하게 파손됐거나 회로가 손상됐거나 침수·부식·열 손상이 발생했다면 안전을 우선해 폐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재사용보다 정확한 상태 진단을 거쳐 재사용 가능한 것과 재활용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은 앞으로 확대될 배터리 순환경제와도 연결됩니다.


친환경 배터리를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

친환경 배터리 산업을 만들기 위해 모든 공급망을 하루아침에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광산을 개발하고 정제공장을 건설하고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합니다.

Reuters의 분석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생산 기반을 갖춘 아시아의 광물 가공 산업에 자본을 투입하면서 석탄 등 고탄소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과정의 추적성을 높인다면 더 빠르게 배터리 공급망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즉,

'어디에서 만들 것인가'뿐 아니라 '현재 있는 생산시설을 어떻게 더 깨끗하게 만들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은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중요한 셀 제조 기술과 소재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적인 배터리 규제 변화는 국내 기업에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유럽 등 해외시장에 배터리나 배터리가 장착된 제품을 공급하려면 단순히 성능과 가격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료 조달 경로, 탄소발자국, 재활용 원료, 제품 이력과 같은 정보 관리 능력이 함께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 산업용 배터리팩 등 관련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유통하는 기업들도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제도 변화를 장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터리를 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배터리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은 용량과 출력, 수명, 가격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몇 가지 기준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는 탄소발자국입니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발생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두 번째는 원료 추적성입니다.

배터리에 사용된 광물이 어디에서 생산되고 가공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재활용입니다.

수명을 다한 배터리에서 얼마나 많은 자원을 회수하고 새로운 제품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수리와 재사용 가능성입니다.

제품 전체를 폐기하기보다 정상적인 부품을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향 역시 순환경제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기차 배터리는 무조건 친환경인가요?

전기자동차는 주행 단계에서 배기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 원료 채굴과 정제, 셀 생산, 전력 생산, 재활용까지 포함한 전체 생애주기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터리 여권은 무엇인가요?

배터리의 주요 정보를 전자적으로 관리하는 기록 체계입니다. EU에서는 2027년 2월 18일부터 일정 범주의 전기자동차·산업용·LMT 배터리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전기자전거 배터리도 배터리 여권 대상인가요?

EU 규정의 LMT 배터리에는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등 경량 이동수단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포함됩니다. 따라서 EU 시장에 출시되는 해당 범주의 배터리는 관련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폐리튬이온 배터리도 가치가 있나요?

그렇습니다. 폐배터리에는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회수할 수 있는 자원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폐배터리 회수와 재활용 산업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나 아시아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친환경적이지 않은가요?

생산지역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핵심은 사용되는 에너지, 원료 조달 방식, 생산 효율, 탄소배출량과 추적성 등입니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하더라도 공장과 공급망에 따라 환경 성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배터리 산업의 경쟁 기준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더 높은 출력을 내는 것이 중요한 기술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그 배터리를 어떤 원료로, 어디에서, 어떤 에너지를 사용해 만들었는지까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세계 배터리 소재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는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공급망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만 생각하기보다 기존 아시아 생산시설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원료의 추적성을 높이며 재활용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끝에는 폐배터리가 있습니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재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는 다시 활용하고, 수명을 완전히 다한 배터리에서는 리튬과 니켈 같은 자원을 회수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는 순환 구조가 점점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미래의 좋은 배터리는 단순히 오래가는 배터리가 아니라, 생산부터 폐기와 재활용까지 전체 과정이 관리되는 배터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자료
Reuters, “Fastest route to cleaner batteries runs through Asia”, 2026.08.10.
EU Regulation 2023/1542 on batteries and waste batt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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